군인이라고 그냥 무턱대고 총 들고 싸우는 것은 아니다.
여러 보직이 있고 그에 맞는 훈련과 교육으로 실전에서도 맡은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내 보직은 화기소대의 60미리 박격포였다.
내가 담당했던 60미리 박격포는 최소크기의 중화기로서 화기중대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일반 보병중대의 화기소대에 포함되어 있다.

내가 군생활을 할 때 당시의 60미리 박격포는 M-19라는 이름을 가진 오래된 미제 박격포였다.
물론 국산기술로 개발된 KM181 모델도 있었다. 85년부터 생산되었다는데 나 군생활 할 땐 아마 보급률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논산 훈련소에서 기초훈련을 마치고 주특기 교육을 받을 때도 M-19 박격포로 교육을 받았었으니 말이다.

옆에 있는 사진이 바로 M-19 박격포의 모습이다.
출처를 밝혀야 하는데 그냥 인터넷에서 퍼온거라 정확한 출처는 모르겠다.
사진 찍으신 분께는 미안한 일...;;;

이 박격포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땅개라 불리는 총들고 뛰는 일반 보병과 함께 움직이며 지원사격을 해주는 것이다보니 그들이 뛸 때는 우리도 함께 뛰어야 했다.
차라리 3Kg 약간 넘는 소총 하나 들고 뛰면 그나마 낫지 우린 똑같이 소총 들고(가벼운 K1 갖고 싶었으나 우린 일반 보병과 똑같이 K2 들고 다녔다) 20.5Kg정도의  박격포와 함께 탄약, 거추장스러운 겨냥대등을 들고 함께 하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사격 훈련이라도 할라 치면 포판을 박아놓기 위한 떡매질도 쉽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평소 훈련 때 체력단련을 하지 않으면 낙오되기 쉽상이었다.

그래도 전술훈련은 나았다.
문제는 행군이었는데 장거리 행군의 경우 사진에서 보이는 상태에서 포다리를 분리해서 두 사람이 들고 행군하기도 했지만 왠만하면 분리하지 않고 20Kg 정도의 완포를 매고 행군을 했다.
아마 이 박격포만 가지고 행군했다면 몇날 며칠이고 뛰어다녔을거다.
문제는 남들과 똑같이 완전군장을 하고 그 위에 박격포을 얹어서 행군했다는거다.
아무리 일부 물품을 차량으로 옮긴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넣어야 할 것 다 넣고나면 군장 무게만도 20Kg이 훌쩍 넘는데 포까지 매고 행군을 하려니 여간 죽을맛이 아니었다.
하지만 난 자랑스러운 젓가락부대 용사가 아니던가....;;;
그래도 짬밥 안될 때야 워낙 어리버리해서 (군대에선 병장 되기 전까진 다 어리버리하다..ㅋ) 욕도 많이 먹고 혼나기도 많이 혼났지만 그래도 행군시 낙오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병장이 되기 바로 전 부대 개편으로 인해 다른 대대로 전출을 가면서 화기소대에서 일반 보병으로 보직이 바뀌어 전역할 때까지 박격포와 함께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군생활 26개월 중 20여개월을 함께 한 화기로서, 그리고 여전히 나의 주특기는 1114로서 이 박격포는 내 군생활의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포수.... 전방에 차려포~!!!!!


소속 : 제11보병사단 9연대 2대대 5중대 (전출 전까진 3대대 9중대)
계급 : 병장
군번 : 97-76XXXXXX
성명 : 김퍼블
주특기 : 1114 (60미리 박격포)

인증샷이지만 얼굴엔 적당한 블러 처리..ㅋㅋ
아직은 부끄럼 많은 퍼블군이거등요~ㅋㅋ
아쉽게도 박격포와 함께 찍은 사진들은 군생활 시절 검열 때 걸려서 모두 불태워졌습니다...ㅠㅠ


군대 다녀오신 분들...

주특기는 무엇이었는지 이야기 한 번 해보아요~
오래전 추억을 생각하며 글 하나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귀찮으시려나?ㅋㅋ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