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삐 지내고 있다.
길게 글을 쓰는 블로그대신 짧게 짧게 이용할 수 있는 미투데이조차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의천도룡기 2009다.
의천도룡기야 설명하지 않아도 왠만한 분들이라면 다 알고 있을테고 소유붕이 주연한 2003버전 이후 6년만에 새로운 의천도룡기가 나왔는데 난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45분 정도의 분량으로 총 40회로 구성된 이번 의천도룡기는 장기중의 제작으로 이루어진 드라마이기에 많은 무협매니아로부터 큰 기대를 받지는 못했고 실제로 혹평이 이루어진 작품인데 나로선 그런대로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다.
무협이라면 무작정 빠져들기 때문에 이번 시리즈도 하루에 5~6편을 보는 강행군을 계속하며 방금 완결편까지 모두 봤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내가 주구장창 하는 말이지만 의천도룡기라는 작품에 대해 이야기의 전개, 구성, 캐스팅, 연기력 등 모든 부분에서 완벽에 가까운 작품으로 꼽는 것이 바로 양조위 주연의 86년 의천도룡기다.
이후 새로운 의천도룡기가 제작될 때마다 86버전을 능가할 수 있을까라는 기대를 가지고 작품들을 접해왔지만 이제 그런 기대는 이루어질 수 없는 불가능의 영역이란 것을 깨달아버린지 오래다.
이번 2009버전에 대해서도 비료하기 보다는 그 작품 자체에 대한 것을 즐기려고 노력했다.

원래 무협이라는 것이 남자들의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치고받고 싸우는 것으로만 구성되어 있을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러한 무공에 대한 이야기만큼 중요한 필수 구성요소가 있으니 바로 여주인공과 러브러브 연애스토리다. 특히 날 가슴 저리게 했던 커플은 신조협려의 양과와 소용녀로 수십번 읽은 소설이지만 진짜 읽을때마다 찌릿찌릿한 느낌을 계속 받는다.
남자들도 가슴 찌릿한 러브스토리에 감동 먹고 설레일 수 있다는걸 증명하는게 바로 무협.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새로운 작품을 접하는데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여주인공 캐스팅이다.
희한하게도 무협시리즈에 나오는 여배우들은 참 예뻐보인다. 물론 그들의 현대극이나 일상 모습을 알고 있지만 무협시리즈에서의 모습은 참 특별하게 느껴진다.

의천도룡기를 구성하는 중요 여인들은 모두 네명이라 할 수 있는데 조민과 주지약, 소소와 주아 되겠다. 여기에 불회까지 추가..
많은 사람들이 장무기와 조민커플에 힘을 실어주는 입장이지만 (어차피 원작에서도 결국 이루어지는 커플이고 극 진행의 중심에 있는게 조민이니까..) 난 개인적으로 소소와의 러브라인을 가장 좋아하고 안타까워한다.
언제나 의천도룡기를 보며 느끼는거지만 소소가 장무기 일행을 살리기 위해 총교 교주가 되어 떠나는 장면은 정말 찌르르 하다..ㅠㅠ
주지약을 보면 얄밉다는 느낌보단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캐릭터인데 그렇다고 해도 주지약은 장무기와 이루어지지 않는쪽이 캐릭터로서의 느낌을 더 잘 살릴 수 있지않나 싶다.
주아의 경우도 안타깝긴 마찬가지지만 확실히 비중 자체는 세사람보다 가볍게 느껴지는게 사실이기에 뭐 그다지..ㅎㅎ

위에서 말했듯 새로운 작품 볼때마다 여배우 캐스팅에 큰 관심을 갖고 작품을 보기 시작하는데 우선 의천도룡기의 투톱인 조민과 주지약 캐스팅을 보고 깜딱 놀라지 않을수가...
이번 의천도룡기 2009의 조민은 안이헌이라는 배우가 했는데 연기력만 놓고 본다면 나무랄데 없는 연기를 보였다. 톡톡튀는 조민만의 매력도 잘 표현한 것 같고.. 하지만 워낙에 가정문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2003버전의 가정문이 준 조민의 느낌에는 모자란다는 생각이다. 연기력이 아닌 캐릭터에 대한 느낌이다.


2009 의천도룡기의 조민 "안이헌"


내가 정말 놀란 것은 주지약역에 캐스팅된 유경이라는 배우때문인데 나 이 배우에 대해 아는게 전혀 없었다.
아무리 내가 매니아는 아니라 하지만 내 머릿속에 없는 배우라면 아예 신인이거나 어디서 줏어다 캐스팅했다는 것인데 과연 확인해보니 신예중의 신예 배우였다. 주지약의 비중이 극에서 크건 작건 극의 전개상 중요한 역할이기에 이번캐스팅이 상당히 놀라웠다.
신예 여배우 유경은 참 특이한게 어떤 각도에서 보면 참 예쁜데 어떤 각도에서 보면 영 아니올시다~ 라는거다.
이렇게 극과극의 얼굴을 보여줄 수 있다는게 미스테리.. 하지만 연기력 만큼은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는거다. 주지약이라는 인물에 대한 느낌도 어느정도 살려냈다고 보여지고.. 2003의 고원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정도라고 개인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그녀의 나이들어 보이는, 극과극의 얼굴을 보여주는 미스테리가 이러한 장점을 깎아내린다는게 단점..

2009 의천도룡기의 주지약 "유경"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소역에 있어서는 2003버전의 진수려를 참 맘에 들어했는데 하탁언의 캐스팅 소식에 그만 꺄악~ 하고 소리를 질렀고 보는 내내 난 실실 쪼개면서 발그레 발그레..
녹정기나 대당유협전에서와는 또 다른 매력 발산...으흥~
거기다 이번 시리즈에선 소소의 비중도 상당히 중요하게 반영이 되어서 만족스러웠고..개인적인 팬심 조금 섞어 그동안의 소소 중 가장 맘에 들었다고 생각한다.


신녹정기의 쌍아 "하탁언"



2009 의천도룡기의 소소 "하탁언"

이번 시리즈의 주아역은 장몽이 맡았는데 장몽은 이쁘다는 느낌보단 매력적인 느낌이 먼저 드는 배우다. 계속 머리르 묶고 나오다가 마지막에 긴 생머리를 찰랑거리며 나온 부분이 참 맘에 들었다능~
미모만 놓고 봤을 때 이번 2009 시리즈에선 불회역을 맡은 로신이 제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보면서 차라리 주지약과 불회의 캐스팅을 맞바꾸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 했을정도..


2009 의천도룡기의 주아 "장몽"



2009 의천도룡기의 불회 "로신"


가장 최근작이었던 2003과 비교를 해보자면 안이헌이 선전했지만 조민과 주지약의 투톱은 가정문과 고원원의 2003 시리즈가 압승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뒤에서 받쳐주는 소소와 주아, 불회등에 대해서는 2009가 선전했다는 느낌..^^
그리고 남자 주인공인 장무기 이야기를 하자면 등초라는 배우가 이번에 캐스팅 되었는데 상당히 신선한 느낌의 장무기였다. 2003의 소유붕도 좋았지만 등초도 나름대로의 매력으로 새로운 장무기를 보여 나쁘지 않았다.


정상적인 지원이 되지 않는 상황속에서의 촬영에 의해 너무 남발하여 눈이 어지럽운 허접한 CG들의 난무, 중간중간 극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연출과 편집, 오디오의 불량, 최종회의 급한 전개와 마무리 등 세부적으로 따졌을 땐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든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원작에 충실한 스토리라인, 간간히 보여주는 무당산 등의 절경,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력 등으로 단점이 어느정도 가려질 수 있기에 부담 없이 보기에 괜찮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40편이라는 짧지 않은 분량을 일주일만에 다 보게 되다니.. 허전하다..;;

마지막으로 2003 의천도룡기의 조민 가정문 스샷~ㅋㅋ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