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간단 스포츠 2011. 9. 19. 06:52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딱히 할 일이 없는데다 지하철로 25분이면 갈 수 있는 부담없는 위치기도 하고, 겸사겸사 옴므군도 좀 볼까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왔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6호선 응암행 순환열차를 타고 가는 동안 의외로 사람이 많지않고,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도 눈에 띄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했으나 도착하고 보니 꼭 그런건 아니었다.
내가 몸을 실었던 6번째 칸에만 그랬을 뿐 다른 칸에서 일제히 쏟아지는 사람들과 북패 유니폼의 물결.. 
그리고 그 사람들의 즐거우면서도 뭔가를 기대하는 웃음띈 표정들이 솔직히 말하면 부럽기도 했다.

대전월드컵 경기장 지하철역은 출입구에 단순한 포스터 한 장 붙어있는게 전부지만 서울월드컵 경기장역은 지하철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축구에 대한 기대감에 들뜨게 만들어져 있다.
뭐, 돈 많은 팀에서 체계적이고 할 수 있는 수단을 사용한것이기에 우리로선 엄두를 낼 수 없다는걸 알지만 그래도 기분이 씁쓸한건 어쩔 수 없다.

거기다 서울월드컵 경기장은 축구관람 외에도 홈플러스의 입점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다보니 경기에 대한 분위기도 덩달아 들뜨게 만드는 효과도 있는 것 같고, 쇼핑하러 온 사람들도 한 번 들어가서 관람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어쨋거나 연고이전에 대한 원죄를 묻고 그로인해 곱게 볼 수 없는 팀임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축구를 상품으로 최대한 어필하고 장사를 잘하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었다.

옴므군이 대한축구협회 심판 자격증으로 경기장 출입을 하려 했으나 상암월드컵 경기장의 경호팀이 절대 안된다며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옴므군도 그동안의 경험 등을 이야기하며 합의점을 이끌어내려 했으나 그런 우리를 바라보며 비웃듯 쪼개는 모습을 보고는 죽빵 한 대 갈기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이 새끼들은 지들이 경기 관람을 하러 온 사람들 꼭대기에 앉아있는 줄 아나보다.
미친 새끼들..

경기는 부산이 선제골을 넣고도 아쉬운 볼처리와 위기관리 능력을 잃으면서 북패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부산으로선 상당히 아쉬운 경기면서도 왜 부산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팀인지를 증명한 경기이기도 했다.

이 글의 결말은...
없다.

마지막으로 북패는 부부젤라 사용을 대놓고 권장하고 있는데 그게 잘못된건 아니니 뭐라 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시끄럽긴 되게 시끄러웠다.
불쾌할 정도로.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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