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면서.. 밥과 술은 인관관계에 있어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금전적인 부담은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인관관계를 해치지 않고 얻어먹을 수 있을까.. 몇개의 사례로 그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1. 후배들이 밥과 술을 사달라고 조른다.
이럴 땐 최대한 핑계를 대고 빠져나가야 한다. 단, 사주기 싫어서 뻥치는게 아니라는 인상을 풍겨야 하는데 이럴 때 절반은 선배의 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끈질기게 들어붙는 놈들 있다. 그럴 땐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데 이왕 가게 된다면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결코 사주기 싫은데 억지로 왔고, 어떻게 하면 술값, 밥값을 내지 않을까 고민하는 티를 내면 안된다. 자연스럽게, 아주 자연스럽게 일상의 대화를 나누며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든다. 그런다음 아주 자연스럽게, 아주 자연스럽게 그 후배들도 알고 있는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님을 거론한다. 그리곤 오랜만에 선배를 불러내자고 주도하여 전화를 건다. 물론 거절하는 선배도 있다. 그럴 땐 포기하지 말고 계속 선배들을 거론하면서 어떻게든 한명 불러내도록 한다. 선배가 온다면 그냥 편안히 밥과 술을 즐기자. 계산은 언제나 선배님의 몫.
2. 동료들과 밥을 같이 먹으러 갔을 때 1
이럴때 가장 흔히 쓰이는 방법이 원거리 유지법이다. 이는 말 그대로 카운터와 가장 먼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인데 계산할 때 화장실 가는 것은 너무 눈치가 보이므로 될 수 있으면 피하도록 하자. 이에 가장 무난한 방법은 신발끈을 매며 옆사람과 일상의 대화를 나누는 것인데 그런 와중에 온 신경은 카운터의 상황을 주시하도록 한다. 티를 내지 않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계산이 완료되어 있을것이다. 그럴 땐 자신의 의도를 들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빠른 속도로 카운터를 향해 뛰어간다. 이 때 신발끈은 완전히 묶지 않은 상태에서 대충 구부려 신고 뛰어가면 플러스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면서 계산을 한 친구에게 왜 그랬냐며 다음엔 꼭 내가 사겠다는 말을 한다. 이런 경우의 약속은 그냥 쉽게 지나치기 쉬우므로 많이 해도 무방하다.
3. 동료들과 밥을 같이 먹으러 갔을 때 2
밥을 먹으며 밥값을 덤탱이 씌울 상대를 찾는다. 주로 일상의 대화를 나누다보면 누군가 최근 좋은 일이 있었다는 것이 언급될 것이다. 예를 들면 결혼을 하게 된다던가, 회사에서 보너스를 받았다던가, 승진을 했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럴 땐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최대한 좋은 말로 칭찬과 부러움을 표시하고 은근슬쩍 밥값과 술값을 쏘라고 권유한다. 너무 티내면 안되므로 최대한 절제된 표현으로 주위의 동의를 이끌어내도록 한다. 이 때 덤탱이를 쓰게 된 친구는 어쩔 수 없는 분위기에 계산을 할 수밖에 없지만 통큰 친구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렇게 내는건 좀 그렇고, 좋은데서 한턱 거하게 쏠게" 혹은 "나중에 집으로 부를께, 그 날 기대해도 좋을거야"
이럴 경우 지금 내라고 제촉하면 미운털 박히기 쉬우므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을 물색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어떠한 것이라도 좋다. 칭찬받을만한, 부러움을 살만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놓치지 말아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반대로 나의 좋은 일이나 경사는 최대한 숨기고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한다.
4. 동료들과 밥, 술을 같이 먹으러 갔을 때 3 - 더치패이
이번 경우는 더치패이 분위기가 거의 굳어졌을 때의 방법이다. 2번과 3번의 방법을 썼는데도 분위기가 더치패이쪽으로 간다면 잽싸게 지금까지 먹은 것을 계산한다. 밥이나 술을 먹으러 가면 대부분 계산서가 있게 마련인데 언제나 계산서는 자신의 반경 30Cm 이내에 있도록 한다. 그리곤 분위기가 마무리 되어갈 때쯤 잽싸게 계산서를 집어들고 밥값, 술값을 본다. 예를 들어 자신을 포함한 6명이 10만5천원어치를 먹었다 하자. 누가 먼저 이야기 하기전에 스스로 나서서 2만원씩 내면 된다고 선수를 치자. 그러면 나를 제외한 친구들이 2만원씩 내서 10만원이 모일 것이다. 남들이 2만원 각출할 때 난 5천원으로 선방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며 조금 더 과감해지면 오히려 친구들이 돈을 낼 때 난 거스름돈을 챙길 수도 있는 기가막힌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5. 어쩔 수 없이 한턱 내야 하는 경우
살다보면 남에게 묻어가며 얻어먹을 수 없고 자신이 한턱 내야만 하는 경우가 꼭 있게 마련이다. 이럴 때 피하거나 한다면 이미지 관리에 안좋을 수 있으므로 꼭 내야하는 경우가 있다면 기분좋게 쏘도록 하자. 단 여기서 얼마나 싼값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느냐가 중요한데 적절한 방법을 소개해볼까 한다.
우선 기분좋게 한턱 내겠다고 큰소리를 친 후 최대한, 최대한 가장 먼 곳으로 가자고 유도한다. 그러면 탈락자가 몇명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 때 단순히 먼 곳으로 가자고 생떼를 쓰면 안좋은 인상을 주기 쉬우므로 왜 그곳에 가야만 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예를 들면 그 곳이 유명인사가 단골로 드나드는 집이라고 뻥을 친다. 노무현이 대통령 시절 일주일에 한번씩 들렀던 곳이라던지, 정주영이 살아있을 때 자주 드나들었던 곳이라던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어차피 확인하기 힘든 일이므로 아무나 갖다 붙여도 좋다. 이런식으로 각종 미사여구를 붙여 동료들에게 먼 곳으로 가야만 하는 정당성을 알게 모르게 강조한다.
그렇게 데려간 곳은 물론 싼 곳이다. 음식 중에는 싸기 때문에 얻어먹어도 얻어먹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싸면서도 별미로 인식되어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식이 있다. 전자에 속하는 것이 삼겹살, 자장면, 아나고회등이라면 후자에 속하는 것은 갈매기살이라던가 과메기등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조사를 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술 역시 소주와 맥주보다는 상대적으로 싼값의 막걸리를 먹도록 한다. 막걸리의 경우 싼 술이지만 특유의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이를 잘 강조하면 쉽게 먹혀들 수 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 어쩔 수 없이 쏴야 한다면 이를 명심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