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이었다.

아는 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시간이 되면 저녁시간을 자신에게 투자좀 해달란거다.

귀찮음에 입을 내밀고 녀석을 만났다.

 

"뭐냐?"

"내가 인터넷 까페를 가입했는데 오늘 벙개 한다고 해서..."

"근데??"

"혼자 나가기 뻘쭘해서 같이 가달라고..."

"여자 많은 까페냐??"

"응~!!"

"가자.."

 

정기모임도 아니고 벙개라던데 나온 사람들은 30명에 육박하고 있었다.

 

"이런 씨발럼아...여자 많다며"

"......."

 

여자는 네명 있더라.

동생에게 무슨 모임이냐고 물으니 그냥 외로운 사람들 모임이란다.

훑어보고 있으니...

내가 상당히 어린축에 속한다는걸 직감했다.

 

"썅...."

 

무튼, 그쪽 테이블로 다가갔고

벙개를 주최한듯한 사람으로부터 어서 오시라는 인사를 듣고 앉았다.

끝이었다.

신입회원이 왔다는데 30여명의 사람들 중 관심을 보인 사람은

벙개 주최자 한사람 뿐 아무도 쳐다도 안보더라.

새로운 사람이니 괜히 어색해서 그러겠지....

좋게좋게 생각하고 앉았는데 아무도 술잔을 안준다.

 

"야, 알바한테 술잔좀 달라고 해"

 

그리고 결국 동생녀석과 나만 둘이서 대작했다.

아무도, 그 어떤 누구도 신경 안쓰고 자기네들끼리 즐겁더라.

물론 우리가 먼저 소개하고 들이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어떠한 모임이라는 틀에 새로운 구성원이 참여하게 되었다면..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적응을 도와주는게 먼저 아니던가.

먼저 들이대려고 맘먹다가도 그딴 모임의 그딴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나빠져서 그럴 맘도 싹 사라지겠더라..

 

둘이서 소주 두병 먹고 안주라곤 식어빠진 김치찌개를 몇숟가락 먹었을 뿐인데

회비 2만원씩 내란다.

헐..

2만원..

어차피 그 회비가 2차 비용까지 포함이라 해서 그냥 냈다.

 

2차를 갔다.

역시 아무도 신경 안쓴다.

그저 쫓아갔다.

돈을 냈으니 먹을것으로 본전 뽑자는 생각에 그냥 쫓아다녔다.

가서 맥주 몇잔에 골뱅이 두어개 집어먹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술값이 많이 나왔다고 만원씩 더 내란다.

 

"?????"

 

이런 씨벌...

벙개모임에 3만원,

먹은건 일반 호프집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안주..

 

"산삼 엑기스라도 들어간 안주들인가??"

 

그날 모인 돈은 아마 대충 60만원은 됐을 것 같다.

첨에 25명 2만원씩 50만원...

2차 참석 12명정도 만원씩 12만원...

많이 쳐먹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벙개 회비가 60만원??

조용히 카운터로 가서 물었다.

 

"얼마입니까??"

"11만 1천원입니다"

 

씨벌...

1차에서 50만원어치나 먹었단거냐..???

난 까페 가입을 하지 않았기에 동생한테 모임 후기에 술값 얼마로 쓰는지 보고하라고 했다.

신입 신분으로 모임을 나갔으나 그 모임에 있던 사람들과 나눈 대화는

어서오세요..라는 인사에 그저 "네.." 라고 대답했던 것 뿐.

그래놓고 돈은 악착같이 걷어가는..

정말 불쾌한 모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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