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후로 정말 간만에 눈물 질질 짜며 영화를 보았다.

호로비츠를 위하여로 알려진 권형진 감독의 웨딩드레스.
솔직히 이 영화를 보기 전 많은 누리꾼들의 좋지 않은 반응을 보고 볼까 말까 머뭇거렸지만 결론적으론 정말 잘봤다는 생각이다.
역시 영화에 대한 느낌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기에 참고는 하되 큰의미를 갖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새삼 느꼈고.


이 영화는 전형적인 눈물 영화다.
처음부터 끝까지 뻔하디 뻔한 스토리로 내용에 대한 즐거움을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보는 내내 눈을 떼지 못하고 더욱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영화를 이끄는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배우라면 죽어가는 엄마를 바라보며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소라역의 김향기이다.
예전 마음이란 영하에서 눈여겨보았던 아이였는데 웨딩드레스에서의 연기는 나의 기대를 넘어 정말 소름끼칠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지 딸 지름신이 강림한 듯 싶다.
결혼하면 진짜 예쁜 딸부터 만들고 싶단 생각이 간절해질 정도로 ^^



영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륵 흘렀던  장면은 엄마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외숙모로부터 확인하고 엄마한테 비밀로 해달라는, 그리고 등교하기 전 위암으로 인해 화장실에서 힘들어하는 엄마의 헛구역질 소리를 듣고 씩씩하게  아무렇지 않은 듯 "그만좀 먹어, 돼지엄마!!" 라고 소리친 후 현관문을 나서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였다. 
이 장면은 두고두고 내 기억속에 남을 장면이 아닐까 한다.
어쩜 그렇게 아이가 감정을 잘 조절하는 연기를 할 수 있는지...
향기의 감정연기는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절정을 보이는데 숨을 거둔 엄마를 등뒤로 하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에선 절로 감탄이 나와버렸다.
성인배우보다 훌륭하게 극을 이끄는 향기의 연기로 인해 아마 더 눈물이 났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영화속에서 흐르는 음악은 두 곡인데 모두 내가 좋아하는 곡이다.
송윤아가 죽은 아빠로부터 프로포즈 받을 때 들려줬다는 한동준의 너를 사랑해..
이 곡은 나중에 소라가 라디오에 신청했던 곡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 곡은 소라 생일파티 하며 송윤아와 함께 부른 일기예보의 좋아좋아.
아래에 올려놓은 영상에서 들을 수 있다.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도 그랬지만 권형진 감독은 아이들을 이용해 관객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연출에 탁월한 감각을 지닌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아역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뒷받침 되었지만 그걸 이용할 줄 아는 감독의 연출력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액션으로 눈을 사로잡고 주인공과 악인의 절묘한 구도로 극으 긴장감을 높이고 손에 땀을 쥐게하는 다른 장르의 영화도 좋지만 이렇게 예쁘고 착하고 감정에 몰입할 수 있는 영화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단순히 극의 줄거리와 진행으로 재미를 위한 영화를 기대한다면 단번에 실망할 수밖에 없는 영화지만 향기의 훌륭한 연기와 가끔 눈물 쏟고 싶을 때 보면 좋은 영화로서 이 웨딩드레스를 강력추천한다.



영화 중 소라가 라디오에 보낸 사연....

사랑하는 우리엄마..

난 엄마 딸이라서 아주 좋아..
요리도 못하고 맨날 회사때문에 바빠서 나랑 못놀아준다고 투정부렸던거 미안..
사실은 그래도 나는 엄마가 제일 좋아.. 알지?
엄마..
엄마 많이 아파? 내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어..
엄마 내가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하고 요리도 할게..
엄마는 누워만 있어도 되니까 나랑 오래 살면 안돼?
엄마..
많이많이 최고 사랑해요..







웨딩드레스 (2009)

감독 : 권형진
출연 : 송윤아(고운) 김향기(소라)
출연 : 김명국(외삼촌) 전미선(외숙모)...

장르 : 드라마
런닝타임 : 109분
등급 :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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