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더라.. 4년전..쯤이던가..?? 역시 그 해에도 특별하게 할 일이 없었던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나는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단절된 세상속에서 하루를 보내고자 만화가게로 향했다. 하지만 마땅히 볼만한 만화를 고르지 못한 나는 주인아저씨에게 재미있는 만화를 추천해달라고 했고 그 아저씨가 추천해준 만화가 바로 도박묵시룩 카이지였다. 일본판 제목은 도박패천록 카이지..
처음 만화책을 손에 들었을 때 펴보기도 전에 책꽂이에 다시 꽂아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그림체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저씨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할 것을 예상이라도 했듯 슬그머니 다가와 속는셈 치고 한권만 보라며 꼬드겼고 난 그 자리에서 당시에 출판된 분량을 모두 보고 말았다.
만화책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손에 꼽을만한 명작을 이야기 할 때 빼놓지 않는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도박묵시록 카이지 이다. 말 그대로 도박을 소재로 한 만화인 것은 맞지만 단순히 도박으로 인한 흥미를 이야기 하려는 작품은 아니다. 실은 이 만화에 등장하는 도박이라는 것이 카지노에서 하는 보편적인 카드놀이나 주사위놀이는 아니다. 알고 보면 너무나 간단한 가위바위보..라던가 평균대 넓이의 각목을 건너는 인간경주 등이 이 만화에 등장하는 도박게임이다. 하지만 도박이라는 것은 그저 하나의 수단에 불과할 뿐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과 이야기 전개는 혀를 내두르게 만들만큼 치밀하고 구성이 탄탄하다.
이 만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바로 심리. 인간이 돈이라는 것 앞에서 얼마나 치사하고 약해지는지, 도박에서 이기기 위해서 끊임없이 상대의 패를 읽고 자신의 수를 얼마나 잘 숨기고 포장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살아가면서 성공과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주인공의 심리를 기가막히게 표현하며 극적인 재미를 높이고 있다. 만화를 보는내내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생각은 "작가, 이새끼 천재인가보다.." 라는 것.. 후쿠모토 노부유키 찬양합니다~
이 만화의 주인공인 카이지는... 위 그림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 그대로 엄청난 찌질이다. 그래서 카이지를 보는 사람들 사이에선 찌지리스타, 찌지리스트로 불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찌질이가 만화속에서 보여주는 내용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엄청난 긴장과 스릴을 준다.
얼마전엔 역경무뢰 카이지..라는 제목으로 방송된 TV 애니를 보았다. 26화로 이루어진 시리즈에서는 헤이토 회장과의 E-카드 대결까지 그려졌다. 만화책으로 보자면 13권 아니면 14권쯤 되는 분량.. 알고보니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작년에..... 영화의 제목은 인생 역전게임 카이지....
주인공은 배틀로얄의 주인공, 데스노트에서 라이토역을 맡았던 후지와라 타츠야가 맡았다는데 찌질스러운 모습을 얼마나 잘 연기했을지 기대.. 영화도 결국 애니시리즈에서 다루었던 분량만큼만 다룬 듯 하다.
카이지라는 작품은.. 백개의 리뷰보다 직접 읽어봐야 그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관심이 생긴다면 한가할 때 시간내서 읽어보도록~!!
언제였더라.. 샤빠 만화에서도 카이지의 얼굴이 패러디 된 적이 있었는데... 찾지를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