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는 길에 보인 분식집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빨간 양념이 먹음직스러운 떡볶이도, 따끈한 국물에 몸을 녹일 수 있는 오뎅도,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튀김도 아닌 핫도그였다.
언제 먹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 핫도그가 반가워 주인 아저씨께 따뜻하게 데워달라고 했다.
천원짜리 한장을 들고 내 손에 쥐어질 핫도그를 바라보는데 왜 그리도 침이 나오던지 오랜만에 맛보는 반가움이 그만큼 나의 기대를 더욱 부풀게 했던 것 같다.

무엇을 발라드릴까요..라는 아저씨의 말에 주저 없이 설탕 케찹 둘 다요~ 를 외치고 내 손에 쥐어진 핫도그를 보니 괜히 웃음이 나왔다.
천원짜리를 주고 거슬러받은 돈은 200원.
핫도그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나 어렸을 때..
초딩도 아닌 국딩시절에 이런 핫도그를 많이 먹었었다.
동그란 기름통에는 지글지글 끓는 기름이 있었고 그 기름통의 주변에는 핫도그의 손잡이인 나무젓가락을 고정할 수 있는 틀이 여러개 있었다.
하나하나 꽂혀있는 핫도그를 보며 침을 흘렸던 그 시절에는 핫도그 가격이 50원이었다.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의 핫도그보다 더 뚱뚱하고 컸다.
하지만 정작 핫도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소시지는 겨우 손가락 한마디 크기.. 길어봐야 두마디 정도였다.
요즘같은 햄이 아닌 얇은 분홍 소시지로..

어렸을 때 핫도그를 먹는 방법은 순서가 정해져있었다.
우선 핫도그의 겉에 뿌려진 케찹을 혀로 살살 핥으면서 달콤하고 시큼한 맛을 느낀다.
그리고 겉을 둘러싼 튀김옷을 벗겨먹고.. 그 안의 밀가루 반죽을 살살 뜯어먹은 다음 마지막 남은 조그만 소시지를 사탕 빨 듯 입에 넣고 빨아먹는...
핫도그 하나를 가지고 15분은 족히 즐길 수 있었다.

지금의 핫도그와 맛의 차이는 크지 않겠지만 오랜만에 먹은 핫도그에서 그 때의 맛을 느낄 수가 없는게 아쉬웠다.
그래도 나름대로 핫도그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

가끔 생각날  때 들러서 하나씩 사먹어야겠다.


By Wh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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